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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일반

[기고]흡연, 본인만의 책임인가?

옛날 이야기를 할 때 흔히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이라고 이야기 하듯이 담배가 세상에 나온 유래는 14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담배는 1492년 스페인의 콜럼부스가 미대륙을 탐험한 이후 만병통치약으로 소개한 것을 계기로 주로 상류층을 통해 유럽전역에 널리 퍼지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00년 후인 1590년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의해 처음 소개됐으며, 1602년경 담배씨를 일본에서 가져와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사회는 많은 국민들이 흡연을 즐기고, 담배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된 것이다.

 

십 수년전만 해도 사무실 책상에서 공공연히 담배를 피웠었고, 휴게실에 가면 '담배는 소통과 공유의 윤활유로서 심정을 식히며 생각을 가다듬는 도구'라는 미명아래 애연가들에게 인기많은 공간이었다. 지금은 담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건물 자체를 금연건물로 지정하는 등 흡연 폐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

 

국가에서 국민건강증진법을 시행해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금지되고, 일상 생활영역 전반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흡연을 하고 있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흡연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담배폐해를 알리는 것은 그만큼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므로 개인,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과제이다.

 

흡연은 호흡기계, 심혈관계, 소화기계질환, 결핵, 종양 등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암과 당뇨병, 심장병 등 수십여 종의 질병을 유발시킨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폐암이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고도흡연 이후 폐암 진단을 받았다면 흡연으로 인한 질환이라는 점을 확증하고 있듯이 질병과 흡연의 인과관계는 명확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흡연의 폐해를 은폐한 담배회사의 책임 규명 및 흡연관련 질환으로 인한 재정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4년 4월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소송을 제기했다. 흡연기간 30년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흡연했을 경우 흡연력) 이상 담배를 피운 폐암환자 3,465명에게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 약 533억원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1심은 패소했지만 즉각 항소했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흡연은 흡연자 개인의 질병 발생과 경제적 부담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흡연으로 인해 증가한 의료비는 결국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구조이므로,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가 담배로 인해 추가적인 보험료를 더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흡연으로 인한 질병치료를 위해 3조원 이상의 급여비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가입자는 그만큼의 보험료를 더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단지 개인의 취향으로 흡연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담배제조회사가 최소 250여 종의 유해물질로 가득찬 담배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담배소송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임을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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